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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과 凡

깨달으면 우선 聖이 떨어진다. 聖이란 경배하는 것이다. 깨달으면 그간 신성시 하던 것들의 기반이 사라진다. 그러므로 더이상 경배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聖이 없으면 그 상대 개념인 凡도 자동으로 없어진다. 마치 여자 남자 이렇게 있다가 모두 남자만 있게되면 굳이 남자 여자라는 말이 필요없듯이. 그렇다고 세상에서 통용되는 범, 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실체가 없는 이름 뿐이 凡과 聖이다. 이 범, 성을 다른 말로 바꾸면 중생과 부처다 부처님이 금강경에 이 이야기를 열번 스무번도 넘게 되풀이 했다. 하지만 깨닫기 전엔 이 이야기가 소화가 되기 어렵다. 금강경이 많이 읽히지만 이걸로 깨달은이가 많지 않은 이유가 있다. 연기(緣起)를 모르면 깨달을 수 없다. 연기를 알아야 금강경을 소화할 수 있고 공(空..

카테고리 없음 2022.11.20

핼러윈 참사

지난 밤에 이태원에서 대 참사가 났다. 금요일 뉴스에 이태원에 엄청난 인파가 주말에 몰릴거라고 했었는데 그 예상을 넘는사람들이 몰려 사고가 났다. 비탈길에 앞 사람이 넘어지면서 연쇄적으로 넘어지 면서 압사하는 대형사고가 났다. 이미 사망자가 151명이라며 더 늘어 날 수도 있단다. 왜 핼러윈에 사람들은 그렇게나 열광을 할까? 우리 명절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름다운 풍습이랄 것도 없는데. 한번 쯤 귀신이나 악마가 되어 보고싶은 심리가 우리네 마음 한구석엔 사라지지 않고 늘 자리잡고 있나보다. 마치 거짓말을 나쁜 짓으로 가르치면서도 만우절이라는 예외적인 날을 두는 것처럼. 착하고 거짓말 하지 않으며 살아가라는 게 우리 마음의 에너지를 어느 한 구석으로만 몰아놓은 것일까? 그래서 한번씩 그 울타리가 터지는 날에..

카테고리 없음 2022.10.30

난중일기

오늘 일요일 모처럼 스케줄이 없다. 보통은 등산 약속이 있는 편인데 이번엔 연휴라 내일 월요일에 등산을 한다고 전갈이 왔다. 나는 정상 출근하는 날이라 부득이 불참을 통보했다. 그리고 보니 하루종일 빈둥거렸다. 집사람에게 바람이나 쐬러 통도사나 다녀올까 했더니 몰살나서 싫단다. 모처럼 한가한 시간이라 미뤄뒀던 책 난중일기를 읽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당시 심정이 적나라하게 씌여있었다. 지금 우리 생각보다 전쟁은 훨씬 길었다. 정유재란까지 7년이나 걸린 긴 전쟁 이었다. 공의 정신력은 처음이나 마지막이나 한치 흐트러짐이 없었다는게 경이롭고 절로 옷깃을 저미게 된다. 어찌 인간적인 아픔이 없었을까... 원균의 모함으로 옥에 갇혀 죽음 일보직전 까지간 고초를 겪고 만신창이로 출옥 하였을 즈음에 ..모친상을..

일상 2022.10.09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 드라마가 요새 인기 짱이 란다. 요즘 볼만한 드라마가 없어서 심심하던 차에 수 목요일엔 열심히 이 프로를 본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우영우라는 변호사를 중심으로 세상일들을 그려나가는 이 드라마는 우선 재미있다. 매회마다 다른 주제를 다루는 데 작가의 관점이 법률 시리즈 답지않게 따뜻하다. 거기에 나오는 인물들도 심각하게 찌푸리고 나오는 사람은 없고 모두 착해서 아마 대중의 인기를 얻고있나보다. 총 16회 짜리인데 어제까지 14회를 마쳤으니 이제 다음주면 끝이다. 드라마는 여러 사건을 다루지만 처음부터 관통하는 주제는 자폐 장애를 가진 성인의 사회적응 정도는 어떠한지 궁극적으로 다른 사람과 사귀고 결혼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정말 그게 가능할까? 직업을 수행하는데 법률적 지식이 필요하고 ..

카테고리 없음 2022.08.12

2차 장마?

장마는 많이 들어봤지만 2차 장마라는 말은 잘 쓰이지 않는 말이다. 이번 서울 강남과 경기 남부에 집중된 호우로 그 지역이 물바다가 되었다. 메스컴의 해설자는 이게 2차 장마라서 그렇단다. 북태평양의 더운공기가 팽창될 때 우리나라 북쪽의 서늘한 공기와 만나 장마전선이 생긴다고 배웠다. 당연한 이치로 오르내리므로 6~7월에 북상하던 장마전선은 8월이면 남하한다. 그런데 8월의 남하하는 전선을 우리는 장마라 부르지는 않았던 걸로 나는 알고있다. 태풍이 오지 않고서는 그리 심한 폭우가 없는게 예년의 8월이었는데 이번엔 좀 특이하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좁고 긴 전선이 형성되어 하루 400mm 정도를 퍼부었다고 한다. 심지어 동작구에는 시간당 130mm가 왔다고 하니 놀랄일이 아닐 수 없다. 상가 침수는 기본..

나의 이야기 2022.08.09

롱코비드

코비드 19 후유증이 6 개월 씩, 1 년 씩 간다고 한다. 기침 목아픔, 기관지염, 비염 등 호흡기 증상이 가장 많고 피로감 위장병 등 다양한 후유증이 있다. 오늘 KBS 생로병사의 비밀 프로그램에서는 이 롱코비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프로에 나온 의사들의 결론은 약은 없고 시간이 한참 지나면 차차 회복된다는 것이다. 프로에 나온 환자들은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그 다양한 증상들에 한약 과립제를 써 봤으면 하는 케이스가 좀 있다. 목이 간질간질하며 기침을 한다는 경우는 반하후박탕을 쓰면 좋겠고 어떤 분은 기침으로 가슴이 다 아프다고 말하는데 시함탕과 같은 함흉제를 써봤으면 하는 생각이다. 한약은 대증적(對症的)으로 가려 투약하더라도 원인을 해결하는 효과가 있다, 이른바 증치(證治)라는 것이다. 현대..

카테고리 없음 2022.07.21

디오픈

클라레저그는 호주의 캐머런 스미스에게 돌아갔다. 3라운드에 4타차 선두를 이뤘던 두 선수 맥길로이와 호브란은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해야했다. 오히려 다른 캐머런인 캐머런 영이 선전하여 1타차 2위를 했다. 아마도 어젠 캐머런의 날이었나보다.^^ 우리나라 이시우 선수는 막판 부진으로 한타를 잃은 10언더파 15위로 마감했다. 별들의 향연 그 자체로 대단하고 멋있는 경기였다. 3라운드 때 이시우 선수가 도약할까를 점친 괘는 풍산점 초효, 변효는 家人. 결과는 점괘대로 점점 올라 12위에서 5위까지 올라갔는데. 마지막 라운드는 大有 지 艮이다. 변효가 셋이니 艮의 의미가 커진다. 결과는 역시 점괘대로 산너머 산, 멈춰버렸다. 한타를 까먹은 10언더파. 점이 맞는 건지 맞도록 끼워맞춰 해석을 하는 건지.... 아..

카테고리 없음 2022.07.18

전생

'전생'은 불교의 단골 메뉴다. 불교는 전생을 빼고는 이야기가 잘 안될 정도이다. 그런데 불교의 깊은 교리는 이 전생을 빼버리면 아귀가 딱 맞는다. 제행이 무상하고 제법이 무아(無我)인데 누가 전생이나 후생으로 간단말인가? 그런데도 불교는 전생놀이를 계속한다, 방편설이라는 이름으로. 더러는 깊은 교의를 말쑥하게 체득하지 못해서 그렇기도 하고 또 간혹 전생마저 없다면 깨닫기 전엔 저간의 모든 것을 설명하기가 어려워서 라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기도 한다. 마지막 퍼즐을 맞춰 대자유한 삶을 바라는 사람은 그간의 공부에서 전생을 싹 지워버릴 일이다. 그러면 그간 혹은 5도나 10도씩 핀트가 살짝 어긋나 답답하던 의문을 깨끗하게 해결할 수 있다. 아니, 전생을 그냥 두고는 그 문제가 끝내 풀리지 않는다. 그건 잘못..

카테고리 없음 2022.07.14

아베의 죽음

참 우리에겐 악연으로 기억되는 한 사람 - 일본의 전 수상 아베 신조 - 그가 오늘 괴한의 총탄에 서거하였다. 한국과는 유난히 반대로만 갔던 그였지만 일본 내의 극우파를 등에 지고 다시 무장된 일본을 꿈꾸는 것 까지 내가 뭐랄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가 일본을 대표해서 다시 제국주의적 향수에 젖는것은 두고 볼 수가 없어 모두 극일의 기치에 동조하였다. 그는 갔지만 일본내에 극우의 세력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오히려 동정 표를 얻어 더욱 성(盛)할것이다. 하드웨어로서의 아베는 아무것도 아니다. 잘 만들어진 로봇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 속에 굳게 자리한 사상은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되어 더욱더 큰 힘으로 세력을 불려나갈지도 모른다. 인간은 자신에게 집착하는데 이 몸에 집착하기보다는 스스로 만든 신념에 집착한다..

카테고리 없음 2022.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