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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발톱을 깎다가 눈이 어두워 돋보길 쓰고 깎다가 돋보길 쓰니 너무나 자세히 보이는 나의 발바닥 숱한 곰팡이가 발바닥에 창궐하네 언젠간 이 놈들이 나를 썩혀내겠지 몸뚱어리 그게 뭣이라고 애지중지 육십평생을 살았네 그래봤자 여기 저기 숱한 곰팽이들만 창궐하게된 귀하신 몸뚱어리. 그래 그래 나보다 아니 우리 인간보다 훨씬 오래전 부터 이 땅에 살아오신 곰팽이님이시다. 새삼 사는게 뭔지 그간 배운 온갖 지식과 기술들이 영 허접하게만 느껴진다. 옛사람도 같은 고민을 하였겠거니 인류의 영원한 숙제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1.02.28

인간과 세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이 승리했다. 저 사람은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고 한국에도 두번이나 왔다갔었다고 한다. 부통령만 8년을 하고 트럼프에게 정권을 내줬다가 이번에 다시 나와 삼수만에 대통령이 되었단다. 나이가 78세라고 하나 우리나이로 보면 79세거나 80이다. 아직 70도 못된 친구들이 뒷방 노인행세를 하는 판에 노인들에게도 귀감이 된다. 우리 어머니는 79세에 돌아가셨는데... 인간의 삶이란 저렇게 일찌기 정가에 입문하여 대통령이 되기도 하지만 이름모를 들풀처럼 있는둥 마는둥 사라지는 생명은 또 얼마나 많을까. 경전에 쓰인 말대로 삼천 대천 세계의 모래 수보다 더 많은 생명 중에 거의 대부분은 이름없이 피었다 진다. 한 생명의 눈에는 보이는 것이 전부다. 미국 대통령에 관심은 커녕..

카테고리 없음 2020.11.08

가장 맛있는 맥주

가장 맛있는 맥주는 어디에 있을까? 미국에 독일에? 아니면 일본? 혹시 중국 칭따오? 아니다 그건 산 밑에 있다. 등산을 하고 내려오면 정말 맥주가 맛있다. 하이트건 카스건 상관없다. 이렇듯 가장 행복한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미국에? 스위스에? 아니면 핀란드나 먼 남태평양의 피지섬에 있을까? 이것도 맥주처럼 가장 큰 갈증이 해소되는 자리에 있다. 그 갈증은 학수고대하던 목표이기도 하고 빠져나가고 싶은 불행의 질곡일 수도 있고 인생의 모든 에너지가 축적되는 곳이다. 갈증처럼 행복에 대한 바램도 채워지고 나면 곧 사라져버린다. 한번 행복해진다고 영원히 행복할 수는 없듯이 갈증이 채워진 이후엔 다시 세상은 다른 조건들로 채워지고, 이 조건들에서 다시 갈증이 생기고 우리는 조바심하고 스스로 경책하면서 나아간다..

나의 이야기 2020.10.04

말에 앞서 말투가 있다 우리는 말을 듣기보다 말투를 먼저 감지한다. 강아지를 키울 때 강아지가 주인의 말을 세밀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주인의 말투에서 그 기분이나 의도를 재빨리 짐작해 처신한다. 말투는 동서양이 공통이다. 우리가 기쁘거나 슬플 때 내는 톤이나 억양이 서양 사람들의 그것과 언제나 똑같다. 말투는 사람마다 달라서 평소 그 사람의 마음자세를 보여준다. 평소 늘 쾌활한 말투가 있는가 하면 늘 음울하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말투로서 사람은 자신을 은연중에 내보인다. 아무리 자신의 심중을 감추고 말을 하려 해도 말투 까지 감출 수는 없다. 말투나 말을 하는 방식 같은 말 이전의 것들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드러낸다. 그러니 늘 온화한 말투가 되는 것은 그만큼 온화한 마음가짐이 지속되어야 가능하다. 일..

나의 이야기 2020.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