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오랜만에 온천천을 걷기로 했습니다.
어제 그제 강추위가 부산에 닥쳐와 많이 떨었는데 오늘은 좀 어떠랴 했더니 역시나 오늘도 바람이 매섭습니다.
다들 꽁꽁 싸매고 와서 산책을 시작합니다.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많이 나왔군요.
동래 지하철역에서 교대를 지나서 언덕 위에 홍매화가 피어있네요, 세상에나 이 겨울에... 역시 매화입니다.
토곡 쯤 가니 두루미 한마리가 마른 둑 기슭에서 햇볕을 쬐며 서있습니다.
그리고 점점 수영강 쪽으로 가니 드디어 수영강과 합쳐지는 두물머리를 만납니다.
갈매기 떼가 분주하게 모여 먹이 활동을 하는 게 보입니다. 간혹 검정 오리 같이 생긴 새들도 섞여 있는데 서로 해코지를 않는 걸 보니 얘들은 흑백 다툼은 없나 봅니다.
좀 더 가니 날개죽지가 흰 오리 종류의 철새가 모여 쉬고 있네요, 쉴 때는 날개쭉지 위에 부리를 얹어 놓고 졸 듯이 물위에 떠있습니다. 한가로운 일요일 풍경입니다.
해운대 영화의 전당 못미쳐 다리를 건넜습니다. 양지 바른 쉼터에 모여 단체사진을 찍었더니 그늘진 곳에 선 사람만 얼굴이 잘 안나왔네요.
영화의 전당을 지나 한참 길을 잘 못들어 헤매다가 드디어 맛집 도착입니다.
아이파크에 있는 풍원장 꼬막 정찬집인데 대기 손님이 좀 있군요. 일행 중 한 명이 추천한 집인데 지금이 한창 꼬막철이라 모두 맛있게 먹었습니다. 밑반찬이 충실하고 몇 가지 메인 요리급 음식 도 리필가능한 게 특히 좋았어요. 가격도 합리적이고요.
식사를 즐겁게 마치고 조금 떨어진 엔제리너스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씩을 했읍니다. 카페 안이 넓직한 게 마음에 들었는데 우리 일행 여덟 명이 왠만큼 수다를 떨어도 다른 사람 방해를 하지 않을 것 같아 좋았습니다. 못다한 얘기가 많았는지 한 시간도 넘게 앉았다가 일어섰네요.
거기서 동백역 까지 걸어서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니 오후 다섯 시가 되었군요. 세 시간을 걸었는데 만7천보가 나왔습니다. 오늘 걷기는 충분했는지 집에 오니 다리가 뻐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