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촌놈(?) 여섯 명이 이번 주엔 울산으로 향했어요.
십리 대숲을 보고 싶다는 한 친구의 바램을 들어주는게 이번 여행의 목표입니다.
부전역 에서 울산행 전철을 타고 해운대 기장을 지나 좌천 서생을 지나서 한시간 20분만에 종점 태화강 역에 도착하였습니다.
날씨는 흐리지만 예보에 큰 비가 온다는 소식은 없고 오후에 조금 오겠다네요.
태화강 기차역 앞에서 108번 버스를 타고 한 2-30분 가서 태화루 앞에서 하차, 눈앞에 드넓은 강변 풍경이 펼쳐집니다.
태화강 다리를 건너 고수부지에 도착하니 축제가 한창입니다, 마라톤 대회는 이미 끝났는지 흔적만 있고,
울산 떡방앗간 축제라는 다소 생뚱맞은 축제 이름을 보고 모두 즐거워 했습니다.
어쩌면 오늘 점심은 이걸로 끝낼 수 있겠다 싶습니다.
빙 둘러 천막부스가 쳐져있고 각종 떡과 케이크, 빵, 쿠키 등 구워서 팔고있네요.
우리는 노란 콩고물이 덮힌 인절미랑 일본 타코야키 처럼 생긴 먹거리를 사서 시식을 했습니다.
아이스크림 가게도 있어 하나씩 사서 아이들 마냥 즐겁게 먹었습니다.
축제장을 지나 강변 산책로를 따라 큰 강아지풀 처럼 생긴 부들(?)이 늘어서있습니다.
바로 옆 자전거 길엔 자전거 하이킹 족들이 씽씽 우리 곁을 지나가고 우리는 콧노래를 부르며 느긋하게 걷습니다.
이렇게 한참을 가니 전망대가 있군요. 한 눈에 강건너의 십리대숲이며 국가정원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마실 것 등을 사먹을 카페는 내부수리중이라 출입이 금지되었고
하는 수 없이 아랫쪽 길옆 벤치에 앉아 잠시 쉴 겸 음악 감상을 합니다,
구노의 아베마리아를 요요마의 첼로 곡으로 들어봅니다. 언제들어도 참 감미로운 곡입니다.
강을 건너도 물길을 따라 산책로가 주욱 펼쳐집니다, 사람들이 건너편 보다 더 많습니다.
코스모스 꽃이 한창입니다, 바람에 하늘거리니 가녀린 허리가 흔들립니다, 엷은 미소가 절로 피어납니다.
대숲길 입구 광장과 분수대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습니다.
아이들 어른 노인 할 것 없이 다 모인 게 이 가을날을 그냥 보내긴 어려운가 봅니다.
광장을 지나 체험 마당엔 뮬리와 단풍이 한창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대숲을 따라 길~게 만들어 놓은 황톳길엔 사람들이 맨발 걷기에 열심입니다
대숲 속은 고요합니다, 차분하게 마음도 가라앉고 온갖 잡생각들도 이 대숲에선 쪽을 못쓰나 봅니다.
긴 대숲길을 지나 다시 밖으로 나왔을 때 저만치서 노래자랑이 한창입니다.
사회자의 익살스런 멘트가 간간히 들리고 한껏 기교를 부린 유행가 가락이 가을 하늘에 퍼져나갑니다.
이윽고 해는 뉘엿뉘엿 서산을 향해 가고 우리는 또 다시 출출해진 뱃속을 채울 궁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산에서 훗딱 달려온 이웃도시 울산의 저녁이 이렇게 저물어갑니다.